려아: 한 곳에서의 관찰
장소: 이음 창작소
기간: 24.06.24 ~ 24.07.04
Section 1: 이곳의 모습
 려아라는 이름은 ‘아름다울 려’, ‘어조사 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누가 보더라도 아름다워서 감탄하며 “아!”라는 말이 나오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려아라는 이름이 단순히 유미주의적 태도에 빠짐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이란 속성 자체는 보편적인 동시에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측면에선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고, 그렇지 않은 속성에선 자신만의 미학과 의미를 담고자 하는 것이다.
  려아가 이야기하는 ‘그렇지 않은 속성’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하지만 예술이란 개인적인 측면을 범지구적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개인적인 동시에 사람들을 설득하고자 노력한다. 어느 분야가 그렇듯, 보편성과 자아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대중성보단 자아 실현의 욕구의 편을 더 자주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카메라의 보급, 생성형 AI의 발전 등으로 인하여 사진이란 분야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발전이란 긍정적인 측면보단, 생존의 위험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선 카메라의 보급은, 많은 사람들이 양산형 사진을 촬영함으로써 사진이란 매체 자체의 아우라를 없애고 있다. 빈곤한 이미지의 관점에서 사진은 복제가 가능해졌고 그 아우라가 없어져왔다. 또한 생성형 AI는 누구나 집에서 그럴듯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수 많은 인고를 거쳐야 하는 사진 작업을 없애가고 있다.
 
  하지만 분명 자신만의 아우라를 가진, 쉽게 만들어지지 않은 사진을 찍는 사람에겐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언어로 설명될 수 없으며, 어렴풋하게 상상하는 수 밖에 없다.
section 2: 이곳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
 이번 려아: 한 곳에서의 관찰은 ‘예산’이라는 한 장소에서 일정 시간동안 여유를 두고 촬영한 사진들을 선보이는 시간이다.
  작가 본인은 혼란스러운 시기를 여럿 겪어왔고, 현재도 겪고 있다. 그렇기에 인생에서 평화로웠던 순간들을 더욱 빛내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예산이란 한 장소에서 머물면서 찍고 싶은 사진들을 찍고, 기억하고 있다. 이때 경험했던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똑같이 돌아올 순 없지만, 심해속에 머무는 시간 동안 이때를 기억해내면 분명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다.
  여전히 이 순간들을 그리워 하고 있다. 누군가와 누군가가 만나고, 어떠한 순간을 겪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의 변화를 겪는다.
  그리고 이때의 순간을  떠올리며, 잘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한다. 그리고 당신이 잘 지내고 있을지 상상할 것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랑스러움을 영원히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한 곳에서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봤던 경험을 토대로, 이 전시를 보는 사람들도 자신의 추억을 궁금해하고, 그들의 안녕을 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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